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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차

P&T - Rich Purple(fr.아무도님)

일전에 쪼꼬레또님 덕분에 블렌딩된 케냐의 퍼플티를 맛보고( https://cafe.naver.com/artcollection/442226 ) 순수한 퍼플티를 마셔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도님께서 100% 퍼플티로 제다한 홍차를 보내주셨습니다.

식힌 물로 2분간 우려 먼저 150ml를 따라주고 나머지는 좀 더 우려봤습니다. 좌측의 2분간 우린 차를 마시니 홍차보다는 녹차에 가까운 맛이 나는데 그게 싱그러운 차의 느낌은 아닙니다. 우측의 좀 더 우린 차는 말도 안 되게 씁니다. 못 마실 정도는 아니나 솔직하게 말해서 전자가 '맛이 없진 않으나 이 맛도 저 맛도 아니다'라면 후자는 그냥 맛없습니다. 

안토시아닌의 영향으로 엽저가 아무리 봐도 홍차처럼 보이지 않네요.


이하는 퍼플티에 대해 찾아본 내용입니다. 위의 링크에서도 어느정도 정리했었지만 추가적으로 찾아본 내용들이 나름 보충도 되고 흥미로운 점들이 있습니다.


1. Purple tea

맹해다엽연구소의 자연차와 연관성이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특성은 비슷해도 무성생식으로 개발한 자연차와는 그 육종법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퍼플티는 인도 아쌈의 Karbi Anglong의 덤불지역에서 발견한 차나무의 개량종이라고 합니다. 



Tea Research Institute of Kenya(TRFK)에서는 아쌈에서 발견한 위의 차나무(C.sinensis)를 근연종인 C.irrawadiensis와의 여교배를 통해 TRFK306/1(이하 purple tea)로 상품화해서  2011년부터 케냐농가에 공급합니다. 차나무와 C.irrawadiensis와의 교배연구는 1975년까지 거슬러올라가지만 다른 근연종과의 교배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듯 합니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차나무와 근연종을 교배한 결과물은 '차'로서 상품가치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C.irrawadiensis와 교배한 잡종은 안토시아닌수치 등이 높아 건강상의 이점은 있을지 몰라도 카페인은 낮고 쓰기만 했습니다. 아무리 건강에 좋거나 각종 스트레스에 강하거나 생산량이 좋은 품종을 개발한들 맛이 없고 각성효과가 낮다면 차를 마실 이유가 없지요. C.irrawadiensis와 교배한 다른  잡종을 마셔본 적이 없으니 케냐의 퍼플티가 이 부분을 어디까지 해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퍼플티가 효능을 가지고 선전한다는 점과 직접 마셔본 경험을 토대로 얘기하자면 아직 갈 길은 멀지싶습니다.


2. C.irrawadiensis

C.irrawadiensis는 주로 운남과 인접지역에서 자생하며 안토시아닌성분이 많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차나무와 외양과 생태가 상당히 흡사한데 차나무의 안토시아닌 유전자가 예전에 C.irrawadiensis와의 자연적인 교배를 통해 차나무에 이식된 게 아닌가 추정하기도 합니다. 운남 일부 지역(아마도 미얀마 일부에서도)에서는 이를 제다해서 滇緬茶(전미엔차)라는 차로 마십니다.


3.케냐와 아쌈의 관계

현재 케냐의 차 품종과 기술, 인력은 대영제국 시절 아쌈의 농장주와 과학자들이 케냐로 이주한 결과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쌈과 케냐의 제다법과 용어 등이 비슷하며 2012년 기준으로 퍼플티 말고도 케냐의 51개의 품종 중 41개가 아쌈종, 6개가 아쌈-차이나 교배종일 정도로 아직까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도 Tea Research Association에서는 퍼플티(통칭 ox blood)를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중이며 Tea Board India 역시 차 산업 다각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무도님 덕분에 궁금했던 차를 맛 봐서 즐거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참고 

Tea in Health and Disease Prevention

Victor R. Preedy ( https://goo.gl/7HEKyy )


Global Tea Breeding: Achievements, Challenges and Perspectives

Liang Chen, Zeno Apostolides, Zong-Mao Chen ( https://goo.gl/KKQ7yk )


telegraphindia ( https://goo.gl/8oi4PX )


http://purpleteaexperience.com/history-of-purple-tea/

https://cafe.naver.com/puersom/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