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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차

Osulloc - 제주 삼다 영귤 티

Ingredients : 후발효차(제주산), 쌍백당, 후발효차열수추출물(제주산), 스위트영귤향(합성착향료), 영귤분말(제주산)

오설록가향차 중에서는 덜 화장품스럽다고 느껴지는 축이다. 무난한 맛에 기분을 올려주는 상큼한 향이다. 그런데 이 차를 마시며 새삼 오설록은 참 기묘하다싶어 아래의 내용을 정리해봤다.

오설록의 이상한 특징(더 솔직한 얘기로 단점 혹은 잘못) 중 하나로 난해하고 게으른 라인업이 있다.
요 제품이 속한 영귤가향후발효차를 예로 들어보자.

보급라인 : 제주 삼다 영귤 티 425원
아이스티라인 : 영귤섬 600원
밀크티라인 : 삼다연 제주영귤밀크티 1200원
미들라인 : 삼다연 제주영귤 티 867원
고급라인 : 삼다연 제주영귤 1250원 or 1,500원 ※고급라인부터 잎차도 판매한다. 비슷한 녀석인 '귤꽃향을 품은 우잣담'은 MEMORY IN JEJU 라인업(2종 이상의 차류를 블랜딩하여 각각 사계절을 표현)

아이스티나 밀크티라인은 그렇다고 쳐도 같은 아이덴티티를 가진 가향차를 여러 등급으로 나눠파는 건 전 세계 차회사 중에 오설록이 유일하지 않을까? 품질, 가격논의는 둘째치고 제품개발의지가 안 보이며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또한 이건 오설록에 한정한 얘기는 아닌데 차분류가 어느정도 합의된 국제기준에 따르지 않고 자의적이다. 요 차의 베이스인 삼다연은 보통 오설록의 후발효차, 즉 흑차를 말한다. 그런데 삼다연이라 이름붙은 잎차의 라인업을 살펴보자.

삼다연 청
삼다연 후
삼다연 삼 or 삼 병차
삼다연 흑 소병차
보통은 이것을 모두 흑차인데 등급 내지는 블랜딩이나 발효도의 차이에 따라 분류했다고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청은 청향 우롱차, 후는 농향 우롱차이며 삼과 흑만이 흑차이다.(삼보다는 흑이 좀 더 숙성되었다.) 거기에 '청 후 삼'과 '제주숲 홍차'의 디자인이 동일하기까지 하다.(위의 사진이 청 후 삼 홍차다.)

대체 이들이 말하는 삼다연은 뭐란 말인가? 본인들이 삼나무와 고초균으로 후발효한 차를 삼다연이라 해놓고 라인업을 저런 식으로 하는 건 무성의의 극치라 할 만하다. '한국소비자들은 어차피 잘 모르니까 녹차와 나머지로 양분하고 홍차는 그래도 좀 유명하니까 홍차라고 하자.' 이거밖에 더 되는가? 진짜 앞에서도 말했지만 품질이나 가격논의 이전에 차를 만드는, 그것도 국내를 대표한다는 회사에서 이런 식의 안이한 태도를 보인다는 게 슬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