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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차

OSULLOC - 홍우전(밀향홍차(fr.만주님)삼다연후, 제주숲홍차와 비교시음) (fr.오설록)

오설록에서 보내준 홍우전샘플은 2g 티백 세 개였다. 그래서 총 세 차례에 걸쳐서 시음을 진행하기로 했다.

1. 홍우전 밀향홍차 삼다연후 제주숲홍차 비교시음

이 시음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 것은 첫째, 홍우전이 오설록의 기존 발효차들과 비교해 더 나은지와(분명히 가격면에서 훨씬 더 높을 것이 예상되므로 취향차를 넘어선 질적차가 있을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홍우전과 유사한 중국/대만차와 비교해 홍우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홍우전만의 특성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하는 것(홍우롱이라는 용어 자체를 홍우전을 통해 처음 접한지라 대략적이나마 기준을 잡을 필요를 느꼈다.)이었다.

첫번째 목적을 위해서는 후발효차는 제다법이 아예 달라 제외하였고 홍우롱이 홍차의 산화도에 가깝다는 점에서 제주숲홍차를, 우롱이라는 점에서 삼다연후를 선정하였다. 삼다연청도 있었으나 이 부분은 삼다연후가 홍우전과 더 비슷할 거라는 막연한 추측에 근거하였다.

두번째 목적을 위해서는 홍우롱 중 하나인 동방미인과 어느정도 닮은 밀향홍차(fr.만주님)를 선정했다. 동방미인과 밀향홍차(지역에 따라 귀비홍차로도 불리며 동방미인과 풍미가 유사하나 격은 좀 떨어진다고 한다. 밀향우롱/귀비우롱도 있다.)는 대만에서 생산되며 소록엽선이라는 벌레를 제다에 이용하고 밀향(꿀향, 밀랍향)이 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얼마든지 더 나은 표본이 있겠으나 가지고 있는 차 중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상단좌측부터 Z순으로 홍우전, 밀향홍차, 삼다연후, 제주숲홍차.

잎의 양은 삼다연후/제주숲홍차에 맞춰 모두 1.8g로 통일. 사진은 중량조정 전이며 유독 밀향홍차가 어둡게 찍혔다. 홍우전 건엽에 푸릇한 잎들이 조금 섞여있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풍미만을 위한 병배라면 푸릇한 잎들의 비율이 더 많지않았을까싶고 시각적으로 우전에 작설급임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

홍우전 : 구수, 달콤
밀향홍차 : 향x, 보관상태가 나머지 차에 비해서는 좋지 않았음.
삼다연후 : 강냉이향
제주숲홍차 : 약간의 짠내

건엽을 다시백에 투하 후 찻잔받침의 사진. 위의 두 장은 삼다연 후와 제주숲홍차고 아래는 홍우전. 건엽만 봐서는 잘 구분이 안 갔지만 두 차에 비해 홍우전이 더 신경을 쓴 차라는 게 느껴졌다.

1.8g의 건엽을 다시백에 넣어 약 90도의 물로 약 150ml에 2분간 우렸고 다시백을 빼기 전에 몇번씩 흔들어줬다.

홍우전 : 꼬소우면서 심지에 공격적이지는 않은 날카로움이 있었고 식으면서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이 증가했다.
밀향홍차 : 내향은 아니지만 달콤한 우유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식으니 과일향이 났다.
삼다연후 : 숭늉향. 뜨거울 때는 매력적이나 식으니 조금 먹기가 버겁다.
제주숲홍차 : 앞의 세 차를 마시다 먹으니 가향을 했나싶은 이질적인 향미이며 역시 뜨거울 때가 좀 더 좋다.

개인적으로는 홍우전과 밀향홍차 모두 산화도는 높아도 홍배는 적게 한 것 같았다. 비교대상으로는 삼다연후보다 삼다연청이 더 나았을 듯 합니다. 그리고 홍우롱의 풍미가 뭔지는 역시 홍우롱을 좀 더 먹어야 알 듯 합니다.

그래도 첫번째 목적은 달성했다. 홍우전은 분명히 기존 오설록의 후발효차가 아닌 발효차들보다 맛있어서 오설록의 제품군 내에서만 따지자면 두배 이상의 가격차가 얼마든지 납득된다. 다만 솔직히 순위를 매기자면 밀향홍차>홍우전>삼다연후=제주숲홍차인데 해외의 비슷한 차들과의 경쟁력이 있는지는 조금 의문.

마시고 난 다시백을 세시간여 냉침했다. 그런데 테이스팅노트를 기록했지만 워낙 악필이라 며칠이 지난 지금 이 부분의 해독이 불가. 그럼에도 굳이 올린 이유는 홍차와 우롱차끼리 수색이 닮은 점이 재미있어 올려봤다.
유일하게 제주숲홍차만 알아볼 수 있었다.
제주숲홍차 : 깔끔하며 묘한 과일맛이 나는 재밌는 맛

2. 홍우전 권장법대로 단독시음

이 시음은 홍우전 자체에 좀 더 집중하고 즐기는 데 목적을 두었다. 비교시음을 하면 아무래도 미각과 후각이 피곤해지고 분석이 필요해 차 자체를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피라미드티백 약 90도
1포 약 200ml에 2분
2포 약 150ml에 4분
신맛과 은은한 단 맛, 감칠맛과 꽃향이 났다. 이전 시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2포째는 맛과 향이 훅 떨어진다. 분명 매력적인 차이나 대부분의 좋은 발효차들이 두 번 이상 우릴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3. 홍우전 포다법 시음

이 시음은 포다법으로 우렸을 때 더 매력적이라는 월하린님의 시음기를 참고하여 포다법으로 우린 홍우전은 어떠할지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약 150ml 90도
상단좌측부터 Z순으로 1포 20초 2포 30초 3포 40초 4포 100초 5포 300초
1포와 2포는 웃음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 그러나 3포째에 이르러서 힘이 확 빠진다. 4포와 5포는 시간을 확 늘려봤으나 역시 무리였다. 월하린님처럼 물양과 시간을 좀 더 적게 잡았으면 나았을 듯 하다.

총평 : 홍우전은 분명히 맛있는 차다. 사실 제품설명만 듣고 예상한 것보다 맛있고 재미있는 풍미가 있어 나름 감탄하였고 배운 점도 많다. 그래도 국내차시장을 선도하는 대표로서 국내차시장의 특수성은 이해하지만 고급차를 만드는 데 꼭 이른 시기의 잎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시기의 잎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본 리뷰는 오설록으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았으나 자유로이 서술하였습니다.-